종교

[스크랩] 한국교회 토착화를 위한 제언

써니2022 2009. 12. 26. 03:13


 

                                    한국교회 토착화를 위한 제언들



                                                                                                                                                 (?)


1) 다종교 상황을 고려하는 한국 가톨릭 교회 공동체의 구조적 쇄신


 종교학자 윤이흠 교수는 오늘날의 한국천주교회를 진단하면서, 천주교회와 개신교를 포함한 그리스도교의 종교 사상은 아직 한국인의 중심 가치관에서 벗어난 상태로 보고 있다.


먼저 신학적으로 볼 때, 신관과 인간관, 신의 은총과 인간의 죄에 대한 개념을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즉 그리스도교는 신의 유일성을 강조하지만 올바른 인간관으로 그것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으며, 신의 은총을 강조하면서도 인간이 짓는 죄에 대한 실존적 이해가 없는 파행적 상태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교회 조직의 면에서 천주교회의 종교 조직은 전통적인 한국 사회 집단이나 동양종교들이 갖는 자연 집단(自然集團) 혹은 연성 집단(軟性集團)의 성격과는 달리, 경성 집단(硬性集團)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성 집단의 성원은 자연 집단과 종교 집단의 조직상의 차이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 데 비해, 경성 집단인 천주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 동안의 예비자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은 후 정식 교인이 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집단에 소속된 성원들의 생활 태도는 매우 이색적으로 보여지며 그것은 우월 의식과 분리 의식을 은연중에 형성하여 전통 문화와 단절을 가져오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리 의식이나 우월 의식은 과거 천주교가 박해받던 시대의 교회 자체의 생존과 성장의 관점에서 형성된 의식을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박해 시대 때의 교회의 생존을 수호하려는 차원으로부터 우리 사회의 문화 창조의 책임을 담당하여야 할 때라는 것이다.

문제는 현대의 '다종교적 상황'51) 속에서 천주교회가 갖고 있는 교회 조직의 전통적 구조와 보수성을 교회 성원들의 각성적 태도와 어떻게 연결지어 해결점을 찾느냐 하는 일이다.52) 


이 문제와 관련하여 최근 인도에서는 힌두교의 절대적 우세 속에 소수 종교로 머물고 있는 가톨릭의 입장에서, 살레시오회 C. M. 폴 신부의 보도에 의하면, 인도 동부에서 평신도 성령 운동을 해온 살레시오회 소속 조지 알라쿠람 신부(71세)는 "그리스도교의 세례 없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53)

즉 가톨릭교인이 되는데 필수적인 요소인 세례성사를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산다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하면서, 이런 방식으로 힌두교인이나 이슬람교인 불교인 등 130여 명 가량의 비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받아들여 그 가르침대로 살면서 그 사제의 지도를 받으며 각자의 일상생활에서 "복음의 메신저"(MGN) 운동의 이름 아래 그리스도를 선포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선교 사목의 형태가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교회법54)에 의하면 그리스도교 신자는 세례 받은 자로서 구성된다고 명문화되어 있는데, 인도에서의 '복음의 메신저' 소속원들을 과연 교회 당국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해 줄지는 의문이다.


한편 본당 대형화의 문제점과 본당 사목의 구조 개편, 성직자와 평신도가 모두 교단 행정과 교육, 그리고 선교 활동에 참여하는 민주국가 조직의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교회 내에 남성 우위와 사제 우위의 구태의연성을 청산하고 성직자는 봉사자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냉담자, 행불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교 교육의 중요성도 제시되었다.55)




2) 그리스도교 신앙의 질적인 발전과 성숙


한국 천주교회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신앙 성숙과 쇄신을 요청하는 연구와 주장들은 많이 제시되고 있다.56) 심상태 신부는 2000년대 한국 교회의 새 복음화를 위해 회개를 통해 쇄신되어야 할 것으로서 민족 분단 지속의 책임, 교회 분열의 책임, 한국 교회의 세속화, 비복음적 지배 - 소유 문화 문명의 요소들, 집단 이기주의, 빈민 계층의 소외화에 대해 회개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57)


그 많은 요청들 가운데 몇 가지 주제로 요약해 보면 신앙 생활의 쇄신과 질적 성장, 진정한 회개, 사랑과 친교, 대화, 나눔, 봉사, 증거, 선교의 생활에 있어서 활성화되어야 하며, 성직자들의 권위주의와 평신도들의 무사 안일주의 등을 반성하여 다같이 성숙된 삶을 살도록 요청하며 그래야만 '한국교회의 한국화'58)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제시된다.


한국교회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의 『교리교육의안』은 한국교회의 질적인 발전과 성숙을 위해서는 교리 교육의 토착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토착화 작업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 한국인 고유의 종교 심성을 이해하는 일, 그리고 한국의 문화적, 종교적 심성에 맞는 언어를 개발하는 일, 그리고 인간학, 사회학, 심리학, 교육학과 같은 관련 학문과 연계하여 교리 교육의 방법론을 개발하는 일이다.59)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종교 유산 속에 잠재하고 있는 복음적 의미를 발굴하는 일이 중요하다.60) 이러한 작업과 함께 「교리 교육 총지침」(GDC)61)의 원칙들을 존중하고, 「현대의 교리 교육」(CT)에 제시된 권고들에 따라 교리 교육은 교도권의 가르침과 일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리스도 중심성의 원칙 하에 교리 교육의 내용이 전반적이며 체계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15년 전 「교리교육의안」의 제안대로 한국천주교 중앙협의회 산하 한국사목연구소 주최로 1987년부터 1999년까지 50회에 걸쳐 개최된 65주제에 달하는 토착화 연구발표 논문들에서 제시된 한국 사회 문화적인 요소들을 찾아 그리스도교적 가치로 토착화 작업을 진행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62)




3) 한국 천주교회의 정체성 확립


오늘날 한국 천주교회는 '로마 중심적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 있음이 여러 각도로 지적되고 있다.63) 특히 한국 천주교회의 지도자들이 이러한 점에서 탈피하여 가톨릭의 보편성에 참여하면서도 한국적인 정체성을 지닌 교회가 되도록 요청된다.

이러한 점을 지적한 이제민 신부는 어떤 나라의 교회가 토착화되어 가는 표지가 단지 그 교회의 지도자들이 본방인이라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 교회의 본방인 지도자들이 로마로부터 임명을 받고 자기 나라를 위한 일보다도 로마의 체제를 따르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토착화의 내면에 있어서 정체성이 확립된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로마 교회의 지점이 아니라 한국인의 한국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염 씨는 한국교회는 지나치게 로마-가톨릭적인 것으로부터 한국적인 교회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가 로마 가톨릭적인 성격이 강할수록 교계 제도가 중앙 집권화되고 권위주의적인 성격이 크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민주적 방식이 회복될 필요가 있다.

 

평신도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구성원으로서의 정당한 위치, 그리고 그 권리와 의무에서 올바르게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64) 그리고 복제(服制)에 있어서 로마식 칼라와 수단, 그리고 수녀복에만 집착하지 말고 오늘의 시대적 정신에 맞는 한국화한 가톨릭의 복장 양식도 토착화로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요청된다.

 

                                

출처 : 평신도 봉화대
글쓴이 : 오우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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