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동안 국문학을 공부하면서부터 가장 마음에 담아두었던 곳이 바로 전남 담양이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은 가사문학의 백미인 '사미인곡''속미인곡''관동별곡'의 작가, 송강 정철을 탄생시킨곳이기도하다.
하늘이 내렸다고밖에 할 수 없는 그의 글솜씨에 탄복하며
그를, 그가 머물던 그 곳을 늘 그리워하다가 이번에서야 비교적 구석구석 둘러보기로 작정한다.
여느 여행과는 좀 다른, 문학기행(?) 비슷한 여정이었다고나 할까!!^^
담양이 아름다운 이유,
소쇄원
'소쇄' 맑고 깨끗하다.
정원의 이름을 참 잘 지은것 같다. 소쇄원을 지은 양산보(1503-1557)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1519)로 유배되고 죽음을 당하자
세속의 뜻을 버리고 낙향하여 고향인 창암촌에 소쇄원을 조성하는데 그의 후손3대에 거쳐 완성,보존되어 왔으며
지금도 이곳에는 그의 후손이 살고 있다.
송강 정철, 고경명,면앙 송순 등이 드나들면서 정치와 학문과 사상을 논하던 곳이다.
'소쇄처사양공지려' 이 집의 문패격인 현판이 멀리서도 보이도록 벽에 새겨져 있다.
'소쇄처사'는 양산보의 호.
걸어들어가는 매대에는 2단의 단을 두고 매화를 심었다고 한다.
하얀 눈이 가시지 않은 늦겨울이나 초봄, 매대에 피어있을 고매한 매화를 상상하니 풍류의 마음이 절로 인다.
'비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 이라는 뜻의 '제월당'
이 곳은 주인이 거쳐하면서 학문에 몰두하던 공간. 제월당의 현판은 우암 송시열의 문체라 한다.
제월당의 뒤뜰. 대나무와 소나무가 언덕을 이루며 선비의 벗이 되어준다.
녹지않은 하얀눈 사이로 벌써(?) 쑥이 자라고있어 향이 진하다.
'비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 이라는 뜻의 '광풍각'
이 곳은 손님을 맞는 사랑방이었다는데 바로 코앞으로 물길이 있다.
물이 풍성한 여름이면 폭포가 되어 콸콸 흐를 것이고 사방 문을 열어젖히면 대나무숲도 가득이니
손님을 맞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소인것 같다.
담양에 대한 편견, 대나무는 죽녹원에만 있다??? 아니다!!!
담양은 어디를 가든지, 크고작은 대나무숲이 있다. 작은 살림집 뒤뜰에도. 놀라운 발견!! ^^
(전, 죽녹원에만 대나무숲이 있는줄 알았거든요~ㅋㅋ)
소쇄원 입구에도 한참을, 잘 가꾸어진 대나무숲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사 문학관
조선시대에 꽃을 피웠던 가사문학, 담양에는 18편의 가사가 전승되고 있어
가사문학의 산실이라고 부르는데,
담양군에서는 가사문학과 관련된 문화유산을 전승하고 보존하기위해서
2000년 10월에 가사문학관을 완공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면앙정가의 송순, 그의 면앙집'과 송강정철의 '송강집' 등
친필 서적과 수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식영정
'주변 경치가 너무도 아름다워 그림자도 쉬어간다' 는 '식영정'
소쇄원과 가사문학관을 지척에 두고 있으며
송강 정철의 4대 가사중 하나인 '성산별곡'이 이곳에서 탄생되었다.
오잉??사진이 삐뚤??아무래도 수전증이 의심된다.ㅋㅋ
'성산별곡'이 지어진 장소여서 '송강정철가사의터'라는 비석이 세워져있다.
면앙정
송순의 가사 '면앙정가'의 사계절 배경이 되는 곳이다.
이곳이 참 궁금했다. 면앙정가를 공부하면서,가르치면서 노래속에나오는 대로 상상하며
그림을 그려보았는데, 와서보니 비슷했던것은??? 정자의 사방에 둘러쳐진 대나무와 소나무숲!^^
정겹다. 고향에라도 온 듯.
면앙정에 오르는 길. 낙엽으로 덮힌 계단 길이 운치를 더한다.
이 때 눈대신 빗방울이 살랑살랑 두 세 방울씩 내리고 있었는데,
성탄절 기념과 뒤늦게나마 생일을 잊지않고 친구가 챙겨온 케익을 들고
면앙정에 올랐다. 잘익은 술과 노래대신 케익으로 풍류를 읊으리!!!ㅋㅋ
대나무숲과 소나무숲.
반듯반듯 빚어놓은듯 잘 생긴 나무들보다는, 이렇게 개성넘치는 나무가 면앙정과는 더 잘 어울린다.
송강정
송강 정철이 4년 정도 머물면서 '사미인곡'과 그의 속편 '속미인곡' 을 지은 곳!
입구부터 잘생긴 소나무가 빽빽히 들어차서 웅장미를 뽐낸다.
멀리서 보면 산하나를 통채로 정자 터로 꾸민듯 하다.
송강정에 도착했을때는 굵은 빗방울이 마구 뿌려진다.
운치가 차고 넘친다. 아이~좋아라!^^
죽녹원
예전에 한번 다녀간 적이 있지만, 그렇다고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죽녹원'이다.
죽마고우길로 접어들어 한바퀴 돌아본다.
대나무의 효과
대숲안은 평균 4-7도 정도로 낮은데 이는 산소량이 높기 때문이란다.
대나무에서 나오는 음이온은 우리 뇌파활동을 완화시켜준다고 하는데, 풍부한 산소량으로 심호흡하며 걸어보자.
공예품점에 잠시들러 구경하기.
정말로 정겹고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예술품들이다.
하나 사오고 싶었으나, 들고오기가 좀,거시기해서~그만~후훗
영화 '알포인트' 뿐만아니라 드라마 '일지매'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꽂혀있는 철모는 감우성이 극중에썼던 것을 기증한 것이라고 하는데,
강력본드로 고정했는지? 벗겨지지 않는다.ㅋㅋ
정겨운 추억의 샛길, 아기자기 귀여운 길.
1박2일을 여기서도 촬영했군. 방송을 직접보지 못했으나 명승지, 절경만을 찾아다니는 1박2일팀, 부럽다.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마을로 한 번 가보자.
눈이 엄청 내렸었나보다. 잔설이 아직도 남아있다.
게임하면서 이승기가 건너려다 얼음이 깨졌다는(?) 연못.
저 쪽 동네에 있는 '명옥헌원림'을 모형그대로 이곳에 재현해 놓은 것인데,
가운데 동그란 섬이 백일홍섬이라고 하니, 꽃이 만발할 적에는 참으로 장관이겠다.^^
1박2일 팀이 하룻밤 숙소로 사용했다는 살림집.
눈이 녹아 마당흙이 질퍽하다. (이 날은 봄날처럼 따스했다)
마루 기둥에 엮어놓은 곶감이 말라가고 명태가 매달린 풍경이 푸근하다. 후훗~
마을을 빠져나가면서 철학자의 길과 선비의 길로 들어선다.
사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고민있으신 분들은, 이곳에 한번 다녀오시기를....,^^
메타세쿼이아 길
담양, 어딜가나 즐비한 메타세쿼이아.
여기저기, 가는 곳 마다
어찌나 가로수가 많은지 이 어려운 이름을 완전하게 외우게 되었다.^^
예스러운 담양은 이 나무로 하여 이국적이기까지 한 걸?!^^
놀랍고도 놀라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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