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붙임-해방과 6.25

6.25 극복하자는 노래가 맥아더 욕하자는 노래보다 즐겁다

써니2022 2005. 9. 10. 01:24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기 위하여 (전국민중연대(대표 정광훈)라는 단체가 나서고,)

  맥아더는 살인자라는 노래를 부르는 민중가수까지 나왔다는데...

 

  근본 목적은 맥아더 동상 철거에 있다기보다는,

  6.25 전쟁이라는 동족 상잔의 비극적인 남북전쟁의 체험을 제대로 극복해 보자는 것 아니겠소.

 

  그렇다면, 우리의 6.25 전쟁과 꼭같이, 미국인들도 서로 죽이는 비극적인 남북전쟁을 겪었으니

미국인들이 어떻게 남북전쟁 비극을 극복했는가를 알고 나서, 그 후손인 미국 군인 맥아더를 욕해도 늦지 않을거요.

 

  미국인들은 어떻게 민족 상잔의 비극인 남북전쟁을 극복했을까요?

 

  예컨대 우리들은 영어와 함께 미국을 배울 때,

  반드시 오늘날 미합중국을 있게 만든, 북군의 지도자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을 배우고 기억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들은 어떻게 해서 행복해지나>를 잘 말해주는 저 유명한 연설문...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정치-

 

  동시에 우리들이 영어로 미국을 배울 때,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는 인물들의 에피소드 중에는, 남북전쟁 당시 남군의 최고 지휘관이지만 결국 패전지장이 된 R.E.LEE 장군이 얼마나 인간적이었나 하는 에피소드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와싱턴 대통령과 인척 관계가 되는데... 북군 아닌 남군을 택했다는 인간적인 측면이나

  남부 재건을 위한 인명보존 때문에도 게릴라전을 포기하고 항복을 택했다든가 하는 정치적인 결단은 생략되더라도,

  남부 신사인 리 장군의 뛰어난 젠틀맨쉽들 -예컨대 기차에 노인 한 분이 타셨는데, 병사들은 지쳐서 일어나 보지도 않는데, 장군이 홀로 일어나 자기 자리를 양보했다든가 하는 전쟁 중에 일어났던 몇 가지 인간적인 에피소드들이지요...

 

  미국인들은 그렇게 남북전쟁의 비극을 오늘날 역사의 친구들로 바꾸어 가르치고 있어서

  역사의 비극이 재생산되지 않습니다.

 

  (미국에 패전한 일본인들이, 맥아더 장군에 의한 미군 군정통치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진정으로 적에서부터 친구가 된 이유도, 이런 미국식 역사 체험과 관계가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리 멀지 않은 훗날,

  우리의 후손들도, 우리의 남북전쟁인 6.25를 그렇게(역사적 대의 내지 Desire + 지켜진 인간성) 기억하면서 극복해 갈 것입니다.

 

  그 때는, 무슨 동상을 없애느니 마느니...

  우리 전쟁에 개입한 외국인 아무개가 살인자니 아니니 하는게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세계화, 정보화의 시대(창의적 생산과 삶의 질에서부터)...

 

  이제는 어느 편을 들었느냐를 따져서 행동에 옮길 때가 아닙니다.

  오늘날, 그리고 먼 훗날, 누가 우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느냐를 물어서 행동에 옮길 때라고 봅니다.

 

 

  실은, 구태여 미국 역사를 사례로 하지 않더라도

  역사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고 봅니다.

 

  우군이든 적군이든, 역사에서 결코 지울 수 없는 인물이라면,

  만약 우군이라고 생각되거든, 그 사람의 지금까지 살아 기억되는 정신을 생각해 보시고

  만약 적군이라고 생각되거든, 그 사람의 지금까지 살아 기억되는 인간성을 생각해 보십시요. 

  

 

  (***맥아더에 대해서 한 마디***)

   맥아더는 전체주의 국가체제의 일본이 도발한 태평양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 장군입니다.

   또한 전체주의 스탈린 체제의 소련제 무기로 무장한 북한군이 승리할 수도 있었던 6.25 전쟁을,

   인천상륙작전으로 역전시켜, 공산주의 위성국가를 대폭 확대하려던 소련의 기세를 막은 임무를 수행한 미국 장군이기도 합니다.

   이는 미국과 미국인들을 -과거 로마의 평화나 중국의 평화를 주장한 로마인, 중국인들처럼- 오늘날과 같은 미국의 평화를 주장할 수 있는 수준의 세계제국, 세계인의 위치로 올려놓는데 결정적이자 중요한 초석이 되었겠지요.

 

  그러므로,

  맥아더 동상 없앤다 해서, 그를 살인자라고 욕한다 해서, 그가 원자폭탄 사용을 좋아했다 해서,

  세계 역사(2차세계대전과 냉전)에서 그와 그의 군대, 그의 조국인 미국이 담당했던 역할...

  전체주의 국가의 군대와 강력하게 맞서 싸워 승리한 미국의 군지휘관이라는 업적은

  역사 기록-기억에서 결코 지워질 수가 없습니다.

 

  (맥아더가 영웅이니 아니니, 실패한 정치인이니 아니니, 전쟁광이라서 살인자니 아니니 하는 논쟁들은, 참으로 속좁은 말장난 아니면 정치적인  聲東擊西 전략일 뿐입니다.

  비겁하게 맥아더에다 대고 욕하지 말고, 차라리 솔직하게 6.25전쟁 참전을 결정한 당시 미국 대통령 트루만을 살인자라고 하십시요. 요즈음 이라크전에서 부시 미대통령에 대고 하는 말처럼...)

 

  게다가, 우리 역사로 보더라도,

  일본 제국주의 체제의 식민지 지배에 대항했던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을 기원한 우리 동포들, 그리고 연합국들과 함께 일제에 대항해서 싸운 대한민국임시정부-광복군-조선의용군-기타 독립운동가들도

   2차대전 당시는 당연히 맥아더가 지휘하는 미군이 대일본 군국주의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기원하면서 함께 싸운 동지들입니다.

 

  ***덧붙여서, 6.25 전쟁은, 냉전시대를 알리는 촐발선에 있는 국제적 전쟁이자, 동시에 같은 민족국가이어야 했던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로 상대방의 (충성스러운) 국민들을 살륙했던 민족의 내전(남북전쟁)이었다는 사실도 역사 기록-기억에서 결코 사라질 수 없습니다.

 

  <강정구 교수를 선두로,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 서울대 박태균 교수, 역문연 고지훈 님 등이

   이 관련 기록들-기억들을, 남북통일에 짐이 된다는 학문적 판단 등을 앞세우면서,

   (특히 맥아더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실패한 별 볼 일 없는 군인이라는 측면을 강조하면서)

   이 기록-기억을 제대로 평가절하하여 지워버릴 수 있다고 소리 높이 스스로 합리화하지만,

   개인 차원에서 들여다 보면,

   때로는 자신의 정계 진출 내지 진보학계 또는 NGO단체 리더십 장악 등을 목표로 하는 차원에서,

   때로는 일부 급진좌파 정치적 집단의 성동격서 전략에 동조하여,

   때로는 자신의 독자 네트워크 구축 내지 현존 네트워크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재빠르게 탑승한 것이라고 밖에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2005.11.01 <<한겨레21>>을 보니, 박태균 님은 강정구 교수님이 학술논문 아닌 대중칼럼 방식을 쓴 행위 자체는 비판하는 등... 많이 물러섰더군요. 문제 상황에 대한 현명한 파악이 된 거 같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역사의 기록을 새로이 검토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굴, 점검하여,

  역사적 감각 내지 기억을 정화하여 다시 해석해내면서,

  점차로 극복해 낼 것을 진정으로 기대하면,

  그 날이 훨씬 앞당겨지기는 할 것입니다.

 

  ***6.25전쟁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이 표방된 냉전시대의 베트남전쟁과는 같이 비교해 볼 대상임이 틀림없지만, 냉전 종식 후 미국 일방의 침략전쟁을 의미하는 이라크전과는 동일선 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일인 9.15라기보다, 미국이 가장 슬퍼하는 테러를 당한 날인 9.11에 <맥아더 동상 철거>를 시도한 의도에 대해서 깊은 충격을 받았다는 내용의 하이드 미 하원의원들이 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는 사실 충격적입니다.  --지식의 정화 아닌 지식의 오염이라는 지적이므로--

   (그 직후 노 대통령은 UN에서, 약소국은 제국주의 강대국에 대항.... 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으니.)

 

  ***인천 상륙작전은 UN군이 결행한 것이고, 당시 영국군과 군함도 작전에 참여했으므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 참전하여 희생을 바친 친구 나라들과 그 국민들을 모욕해서는 안된다는, 모리스 주한영국대사의 공개서한도 충격적입니다.  --친구 지키기 아닌 친구 지우기라는 지적이므로--

 

  ***이전 글에도 썼지만, 오래된 서양 역사책인 <플루타크 영웅전>에는 이런 이야기도 써 있습니다.

     아테네 인들 : 우리는 침략 좋아하는 독재군주국인 너희 나라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스파르타 인들 : 우리나라 사람들의 뼈는 너희 나라 땅에 많이 묻혀 있다.

    오늘날 정화된 과거 역사인식을 공유하는 그리스 사람들은 당연히 아테네 인들 체험과 스파르타 인들 체험 모두를 그리스 역사공동체 체험으로 안고 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