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복음 묵상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써니2022 2007. 7. 17. 16:31
오늘 복음 말씀인
'너희들 중에서 죄 없는 자가 먼저 (죄인에게) 돌을 던져라’ 하는 메씨지는
결국... '십자가를 통한 구원(=義化)', 곧 '하느님의 자비가(만이) 이 세상의 죄인들을 구한다'는 말씀이시겠지요.

하지만 간음한 여자를 끌어다가 예수 앞에 세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당시 사회공동체 법으로 쓰인 모세 율법과, 로마 만민법이 서로 충돌하는 부분을 이용하여
어떤 경우라도, 예수님을 고소할 수 있는 구실을 만들려 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모세 율법대로 돌로 쳐 죽이라고 하면, 로마법을 어기게 될 것이고
로마법대로 법정에 넘기라고 하면, 모세 율법을 어기게 될 것이므로...

오늘 복음 말씀은
신명기의 ‘2사람 이상의 증인(고발자=의인)’이 먼저 돌을 던져야 단죄가 성립된다는 규정을 상기시킴으로써
하느님의 율법을 인간공동체의 법으로 타락시켜서는 안됨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이런 하느님의 율법을 악용(오용)한 사회적 함정에 대해서
성자 예수님께서 준엄한 (하느님을 빙자하여 저질러지는 범죄에 대한) 시비 판결을 내리셨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이 말씀이 엉뚱하게도 (적극적 친일파 같이 사회 공동체에) ‘죄지은 사람이라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등등
이른바 '양비론(兩非論)'을 합리화하는 데에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자비’라는 말씀을 사회공동체 문제에 끌어넣어서 타락시켜 버리는 경우에 해당됩니다.

법을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잘도 타락시키기도 하는 우리네 인간들이

인간 개개인의 정(情理)을 관리하는 정법(情法)을 타락시키면... 떼법 천지가 되고,
인간공동체의 도덕(道理)을 관리하는 사회법(社會法)을 타락시키면... 신분계급법 천지가 되고,
하늘의 시비 판결(天理=生理[天以生物爲心])을 말하는 자비법(慈悲法)을 타락시키면... 무법(無法) 천지가 됩니다.
  (아마도 성자 아니면 무법자, 두 종류 인간 밖에 없는(용납이 안되는) 참으로 정치적인 세상이겠지요...)

우리네들은
어떤 법(法理)을 써서
어떤 공동체를 만들려 하고 있을까요?
(2007년 3월 24일 말씀터에서 성체조배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