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정치와 역사

도가 <무위지치> 아닌 법가 <무위지치>하라는 말이겠지만...

써니2022 2005. 8. 27. 10:42

 

 

 

노무현 대통령이 홀로 <대연정(大聯政)>을 한참 말하고 계시는 때에,

어떤 분이 노 대통령 보고

무위지치(無爲之治) 하시라고 했다는데요...(*도올 김용옥 님으로 밝혀졌네요...)

 

설령...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일반 국민들과 전혀 다르다 해도

이것 저것 기획한대로 이루어 보고 싶은 노 대통령에겐

도가(道家-노자, 장자...)에서 말하는 '무위지치(無爲之治)'는

0.001%도 가당치 않은 말씀이지요.

뜻을 강하게 세워 실천하려 한다는 '유위지치(有爲之治)'가 그저 그런대로 맞지요.

 

도가에서 말하는 '무위지치(無爲之治)'는

사람이 사람 머리만을 믿어서, 인위적으로 이루려 하지 말고,

천지자연이 돌아가는 이치에 따라서(이치를 믿어) 다스림을 이룬다는 건데,

보다 정확하게는 '무위지위(無爲之爲)'라 해야겠지요.

 

 

반면에

법가(法家-신도, 신불해, 상앙, 한비자...)에서 말하는 '무위지치(無爲之治)'도 있는데

도가(道家)와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지요.(아이디어가 같은 것 같지만, 현실이란 맥락에서는...)

 

법가인 신불해(申不害)가 말한

술치(術治)론 중에 하나인 '무위지치(無爲之治)'는

전혀 뛰어나지 못한 보통의 평범한 통치자가[中主],

뛰어난 통치자가 될 수 있는 통치 술수의 하나지요.

 

자신의 능력을 완전히 보이지 않게 하고[虛靜],

주변 관리들의 지식과 힘을 활용하면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다가,

때가 오면 행동하는 정치술을 바로 '무위지치(無爲之治)'라고 말하지요.

 

<현명한 통치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관리들은 그의 치하에서 두려워 한다.>

이게 법가 '무위지치'의 기본 모토지요.

 

 

아마 대통령에게 '무위지치'를 말한 그 분은

도가의 '무위지치'를 말한 것이라기 보다는

법가 중에서 술치(術治) 방안 중의 하나인 '무위지치'를 해보시라고 권했을 겁니다.

(어쩌면 도가의 무위지치와 법가의 무위지치를 섞어서 이해하거나, 혼동했다고 생각되지만...)

 

뭐... 어쩌면... 저도 마찬가지로... '착각은 자유'지만요...

 

 

***노무현 대통령은

결코 국민들의 자연적인 대세 몰이를 써서 통치자의 위치에까지 올라간 분이 아닙니다.

이른바 인위적인 대세 몰이를 써서(성공해서), 통치자의 위치를 쟁취한 분이지요.

 

이런 대통령에게 자연적인 대세를 업는 방식으로 통치를 하라고 기대하는 자체가 착각일수도 있지요.

언제나 인위적인 대세 몰이를 도모하게 되어 있다고 보아야지요.

 

특히 그런 식으로 살아와서 노 대통령 주변에 포진해 있는 386운동권 님들, NGO명망가 님들의

기본이 되는 삶의 방식 자체가 똑 같다고 봐야 겠지요.

(사정이 그러하니 나오는 생각들도 다 그렇겠지요)

 

(그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지금 우리나라 정치판은

도가의 무위지치도, 법가의 무위지치도 아닌

강력한 인위(人爲=有爲)에 의한

(덕치나 예치로 제대로 가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올바른 명분에 의한 유위지치'는 물론 아닌) 

결코 고급스럽지 못한 술치(術治)의 시대가 계속 펼쳐져 가고 있는 거겠지요.***